운전자보험비교사이트 분석 : 변호사비 보장 약관, 지금 괜찮은가?

안녕하세요, 운전자보험에 대한 정보를 알려드리는 시간입니다.




운전자보험은 교통사고 발생 시 형사처벌이나 민사합의 과정에서 운전자를 보호해주는 중요한 금융 상품입니다.

특히 벌금, 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비 등을 보장해주는 구조로 인해 사고 이후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운전자보험의 변호사비 보장 약관을 둘러싸고, 법조계 일각에서 이를 악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험 약관의 허점을 파고들어 불필요하게 고액의 변호사비를 청구하는 ‘도덕적 해이’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죠.

이번 글에서는 이 사안의 문제점과 보험시장이 안고 있는 구조적 리스크를 전문가 관점에서 상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변호사 선임비, ‘사고당’ 기준이 만든 허점

현재 대다수 손해보험사들의 운전자보험 약관은 변호사 선임 비용 보장을 ‘사고당’ 기준으로 책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사고를 끝까지 다루는 과정에서 최대 3,000만 원에서 많게는 5,000만 원까지 변호사 비용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교통사고 형사 재판이 1심에서 종결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사건이 단순하거나 정황이 명확한 경우라면 1,000만 원 이하의 비용으로도 충분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약관상 한 건당 3,000만~5,000만 원까지 보장된다는 점을 악용해, 처음부터 대법원까지 소송이 이어질 것처럼 전제하고 무조건 최고 한도까지 청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필요한 비용보다 훨씬 높은 청구…누가 피해를 보나

이러한 과다 청구는 결국 전체 운전자보험 손해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됩니다.

손해율이 높아지면 보험사는 이를 감당하기 위해 보험료 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보험 가입자 전체에게 전가됩니다.

실제로 국내 보험사들의 운전자보험 수입보험료는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에는 약 5조 6,0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 대비 약 24.5% 증가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동안 보험료 상승률과 가입 건수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운전자보험은 이제 단순 보조적 보험이 아닌 국민 대다수가 갖고 있는 생활 필수 보험이 됐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청구 관행이 방치될 경우, 전체 소비자들에게 손해가 돌아가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습니다.
 

감독당국의 관리 공백…제도 개선 필요성 대두

현재 금융감독 당국은 이 같은 변호사비 청구 실태에 대해 정확한 통계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의 비용이 필요 이상으로 청구되고 있는지, 어떤 유형의 사고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및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연간 약 26만 명이 입건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련 보장 약관이 잘못 설계돼 있을 경우 그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사고당’ 기준이 아닌 ‘심급당’ 기준으로 약관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즉, 1심·2심·3심 각각에 대해 필요한 경우에만 변호사비를 보장하고, 그 금액도 단계별로 차등 지급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보험사들 간 경쟁이 문제를 키웠다?

한편, 이번 현상에는 보험사 간의 과당경쟁이 원인 중 하나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2022년에는 일부 보험사가 검찰 기소 이전 단계부터 변호사 선임비를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전체가 유사 상품을 따라 출시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기존에는 검찰 기소 이후에만 변호사 선임비가 보장되었으나, 조기 조사 단계부터 보장이 확대되면서 변호사 수임의 문턱이 낮아졌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소송이나 과도한 청구가 유입될 여지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간단하게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는 사안조차 소송으로 확대되면서, 일부 보험사들은 이마저도 손해율 관리 차원에서 내부 검토를 거치는 사례도 있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운전자보험 과잉 보장 결론: 보장의 본질은 ‘필요한 만큼의 보호’

운전자보험은 원래 운전 중 사고로 법적 책임을 지게 됐을 때 억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상품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무조건 최고 금액을 보장하고 이를 활용한 청구가 반복된다면, 보험이라는 제도 자체가 가진 공동체적 원리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보험사의 약관 설계 기준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관리 체계, 변호사 수임 구조에 대한 제도적 논의까지도 함께 검토돼야 할 시점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무작정 ‘높은 보장 한도’만을 기준으로 상품을 선택하기보다, 실제 사고 발생 시 실효성 높은 보장을 받는 구조인지 따져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지금이야말로 보험이 진정한 ‘보장’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편과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기입니다.